심층 주해
이 법구는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코살라국의 파세나디 왕 이야기와 관련하여 설하신 것이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파세나디 왕은 카시카 마을 근처에서 아자타삿투 왕과 싸워 세 번이나 패하였다. 세 번째 패배를 당하고 돌아온 뒤, 왕은 속으로 생각하였다. “아직 젖내도 가시지 않은 저 젊은 왕을 이기지 못한다면, 내가 살아서 무엇하겠는가?” 왕은 음식을 끊고 왕의 침상에 길게 누워 있었다. 이 소식은 온 성안과 정사에 널리 퍼졌다. 비구들은 그 일을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왕께서는 카시카 마을 근처에서 세 번 패한 뒤 돌아와 음식을 드시지 않고, 침상에 힘없이 누워 ‘내가 저 젊은 왕을 이기지 못한다면 살아서 무엇하겠는가’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 말을 들으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이긴 사람은 미움을 받고, 진 사람은 슬픔에 잠긴다.”
이 인연으로 부처님께서는 이 법구를 설하셨다.
승패는 세상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인생의 마당은 하나의 다툼의 마당이기도 하다. 다툼이 있으면 당연히 이기는 사람과 지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이긴 사람은 우쭐해지고 거만해지며 교만해진다. 진 사람은 원한을 품고 슬픔과 굴욕을 삼킨다. 사람의 자존심은 결코 누구에게도 굴복하려 하지 않는다.
위에 인용한 이야기에서 우리는 파세나디 왕이 세 번 연달아 패전한 일로 얼마나 깊이 괴로워했는지를 볼 수 있다. 자존심, 교만, 자기 과신이 왕으로 하여금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였다. 그 때문에 왕은 먹지도 못하고 잠도 이루지 못하였다. 이 일이 부처님께 알려지자, 부처님께서는 “이긴 사람은 미움을 받고, 진 사람은 슬픔에 잠긴다”고 말씀하셨다. 이기든 지든, 둘 다 괴로움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사람이 몸과 마음의 안온함을 원한다면 이 승리와 패배라는 관념을 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기고 지는 데서 오는 모든 괴로움은 자아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승패에 마음을 두지 않는 사람은 화목하고 평안한 삶을 살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승패를 초월하는 태도야말로 삶을 잘 아는 사람의 태도이다.
자신이 어떤 면에서 남보다 뛰어나면, 반드시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거나 험담을 듣는 일을 피하기 어렵다. 반대로 자신이 어떤 면에서 남보다 못하면, 또한 마음이 불편해진다. 사람의 심리는 남보다 낫고 싶어 하지, 누구도 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 비록 자신이 재능이 부족하고 덕이 모자란 사람임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누군가가 자신보다 뛰어나 많은 사람에게 존경과 대우를 받는 것을 보면, 마음속에는 분노와 질투가 솟아오른다.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보고 함께 기뻐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이것은 사람에게 있는 좋지 못한 습성이다. 그 뿌리는 자아에 대한 집착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행복을 얻고자 한다면,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가도록 힘써야 한다. 곧 “승리와 패배라는 관념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둘은 모두 상대적 분별의 범주 안에 있기 때문이다. 둘이 있다고 보는 한, 우리는 반드시 높고 낮음, 이기고 짐을 비교하게 된다. 그렇게 계속된다면 괴로움 또한 오래도록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기면 왕이 되고 지면 역적이 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에는 많은 잔혹함과 괴로움이 숨어 있다. 그 마음에는 다툼과 집착이 매우 무겁게 남아 있다. 왕이 된다고 해서 반드시 평안하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승리와 패배는 단지 마음에 나타난 하나의 모습일 뿐이다. 사실 불교의 지혜로운 눈으로 보면, 승리 속에는 이미 패배가 숨어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이긴 사람은 대개 진 사람에게 복수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승리라는 관념 옆에는 이미 보복당할 것이라는 관념이 함께 있는 셈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이긴 사람은 미움을 받는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자신이 이겼다고 말하는 바로 그 순간, 이미 미움과 원한이 자신에게 다가와 있다. 상대적인 세상에 사는 한, 이것이 있으면 곧 저것이 나타난다. 오직 우리의 마음이 높고 낮음을 다투는 관념을 벗어나 평안해질 때에만, 우리의 삶은 참으로 안온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
앞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면, 아자타삿투 왕이 전쟁에서 이겼다 하더라도 과연 그는 정말 편안했을까? 그는 언제나 적이 복수할까 두려워하며 방비하고 경계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니 그의 마음 또한 편안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승리에 취해 교만해진 사람은 또 다른 여러 해악을 낳는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늘 갑자기 일어나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 산산조각 내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가장 훌륭한 승리는 자기 마음속의 욕망을 이기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바로 그 승리야말로 참으로 평안하고 행복한 승리이다. 그리고 그때에야 비로소 사람은 두 다리를 뻗고 편안히 잠들 수 있다.
선(禪) AI 동반자
온라인